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꽝 굉음 후 총소리… 생각하기도 싫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꽝 굉음 후 총소리… 생각하기도 싫다"

입력
2014.02.19 11:56
0 0

"버스 앞 좌석에서 '꽝'하고 터지고 나서 밖에서는 '땅땅땅'하는 총소리가 들려 빠져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집트 성지 순례 도중 폭탄 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중앙장로교회 신도 가운데 부상이 경미한 15명이 19일 귀국했다. 이들은 폭발 당시 버스 뒤편에 앉아 있어 큰 부상은 피했으나 폭발음, 폭탄 파편으로 인한 청력 손상, 타박상 등 크고 작은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4시20분(한국시간) 터키항공 TK090편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오후 5시42분 인천공항에 초췌한 모습으로 도착했다. 사고 발생 4일만에 고국 땅을 밟은 이들은 항공기에서 내리자 마자 건강검진을 받으며 취재진에게 테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도 차기호씨는 "버스 중간에 앉아 있었는데 앞 쪽에서 굉음이 나고 연기가 났다"며 "나가려는데 총격소리가 나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인숙씨는 "폭발 당시 파편이 날라와 안경알이 깨졌고 오른쪽 허벅지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재태씨는 "귀가 들리지 않고 (어지럼증 때문에) 자꾸 넘어지곤 한다"며 "빨리 집에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도들은 시나이 반도가 여행제한지역이라는 사실을 여행사, 교회 측으로부터 미리 설명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외교부 등의 대처에 대해서도 "대사관, 선교사, 목사들이 교인들을 잘 지원했다"며 말을 아꼈다. 테러범을 직접 목격한 신도도 없었다.

신도들은 입국장을 빠져 나와 진천군이 마련한 버스를 타고 테러로 숨진 여신도 김홍열(64)씨의 분향소가 마련된 진천중앙교회로 향했다.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 국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나머지 신도 15명은 이날 카이로로 이동한 뒤 21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일부 부상자들의 상태가 심각해 귀국일자를 20일로 앞당기기 위해 외교부와 협의 중이다.

신도들의 부상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수습반으로 이집트에 파견된 진천군청 임병조 팀장에 따르면 부상자 중 김동환(53) 담임목사는 발가락 2개를 절단한 채 양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고, 최정례(67ㆍ여)씨 등 5명도 다리에 파편이 박혔거나 심한 골절로 양다리를 깁스해 거동을 못하는 상황이다.

임 팀장은 "일부 부상자는 다리에 파편 여러 개가 깊이 박혀있는데 제거하지 못한 상태로 아직 출혈이 발생하고 있어 추가 수술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폭발 당시의 폭음으로 말을 잘 듣지 못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로 숨진 신도 김홍열(64)씨, 현지 여행사 대표 제진수(56)씨, 가이드 김진규(35)씨 3명의 시신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과의 협의 절차가 남아있어 언제 국내로 운구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진천=한덕동기자 ddhan@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