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의 기념일인 '프레지던트 데이(대통령의 날)'를 맞아 역대 미국 대통령이 즐겨 찾던 식단이 공개됐다.
애리조나퍼블릭과 타임푸드라인 등에 따르면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생전에 체리라면 사족을 못 썼다고 한다. 워싱턴에겐 체리나무에 관한 일화까지 있을 정도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백악관 만찬에 많은 정성을 쏟았지만, 정작 자신은 사과 한 개와 후식으로 한 잔의 커피가 전부였다. '핫도그 대통령'으로 유명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대공황기에 미국을 방문한 영국 여왕에게 핫도그를 대접했으며,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은 코티지 치즈와 케첩이 들어간 수프 한 그릇으로 자주 점심을 해결했다.
빌 클린턴은 나중에 채식가로 바뀌긴 했지만 한창 때엔 기름진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즐겨 먹었다.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은 틈만 나면 아내인 미셸과 백악관 문을 나서 외식을 하지만 견과류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미 카터는 조지아주 땅콩 농장주의 후손답게 구운 땅콩과 그리츠, 옥수수빵, 돼지갈비 요리를 즐겨 먹는다.
대통령의 음식 취향과 성격이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의 미식가인 앙텔름 브리야사바랭 판사는 "당신이 자주 먹는 음식을 말하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후각미각치료조사재단'을 설립한 앨런 허쉬 박사도 성인 1만8,631명의 음식선호 조사결과를 토대로 "음식과 성격 사이에는 확실히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허쉬 박사에 따르면 사람은 성격과 반대로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내성적인 사람일수록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고, 반대로 파티를 즐기는 외향적인 사람은 싱겁게 먹는다는 것이다.
워싱턴처럼 체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적극적인 성격을 지닌 일 벌레이지만 수수한 삶을 선호하고, 닉슨 같은 케첩 광은 성취욕과 모험심, 정복욕이 강하다. 견과류를 좋아하는 오바마 같은 사람은 말수가 적고 생각이 깊은 편이지만 친절하고 우정을 소중히 여기며 큰 직장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게 허쉬 박사의 분석이다. 그러나 조지 부시 부자와 클린턴 시절 백악관 요리사였던 존 묄러는 "미국 대통령이 자유세계의 리더일지 모르지만 그들도 보통 사람들처럼 먹는다"며 "음식과 성격 간에 연관성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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