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제재위원회가 북한 외교관의 미사일 부품 불법 거래 현황 등을 담은 보고서를 20일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압박과 별개로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제재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유엔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제재위 소속 전문가패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북한이 유엔 결의를 위반한 내용들이 상당수 적시됐다. 이 가운데는 우크라이나 주재 북한 외교관이 미사일 부품 거래에 개입하고, 북한이 시리아에 화학무기 방호복 등을 제공한 사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이번 보고서 공개에 찬성하고, 제재에 적극적이면 유엔 차원의 대북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북한 비핵화 조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패널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1월 초 방북 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사치품을 선물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미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서 로드먼은 위스키 1병, 보드카 3병, 여성 핸드백 등을 갖고 방북, 유엔이 정한 사치품 반입금지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로드먼의 선물 품목에 밍크코트, 이탈리아제 양복 등의 고가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리 대북제재 2094호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자국민에 의한 대북 사치품 제공을 금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유엔보다 훨씬 까다로운 사치품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의 경우 상무부가 나서 로드먼의 자국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나 아직 결과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로드먼이 미국법 또는 유엔결의 위반으로 결론 나면 추가 방북은 어려워진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