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소싸움장 사용료를 둘러싼 ㈜한국우사회와 청도공영사업공사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우사회는 실투자비 회수를 위해 사용료가 연간 84억원 또는 우권매출액의 5.8~1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영공사는 연간 13억6,000만원~18억원 또는 우권매출액의 5.5%가 적정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이달 15일 예정됐던 소싸움장 개장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자칫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소싸움경기 시행자인 공영공사와 수탁사업자인 우사회는 이달 15일부터 소싸움장을 상설 개장키로 하고 지난해 6월부터 경기장 사용료 및 위ㆍ수탁계약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공영공사는 경기장시설을 청도군에 기부채납한 대신 31년9개월간 무상사용권을 갖고 있는 우사회에 올해부터 경기장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15일 개장이 무산됐고, 향후 개장시기조차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같은 사태의 주 원인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우사회가 경기장 사용료 책정 문제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한 번의 계약체결로 무려 29년5개월간(우사회의 소싸움장 무상사용 잔여기간)의 사용료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사회 및 주주들의 강경 대응 요구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사회 박성구 대표는 "경기장 사용료와 관련해 이사회는 정액 방식일 경우 연간 84억원, 정률 방식일 경우 우권매출액의 5.8%에서 최대 10%까지 고수하고 있다"며 "한 번 결정하면 끝이기 때문에 쉽사리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실토했다.
현재 우사회의 경영난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0년 소싸움장 착공부터 2007년 완공까지 7년, 완공에서 2011년 9월 개장까지 4년 등 11년간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직원들의 인건비 및 공사비 체불, 30억원 상당의 채권압류, 공영공사에 채무 39억원 등 갚아야 할 돈만 1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급박한 사정 때문에 우사회는 협상 막판에 경기장 사용료 지급 시 공영공사가 일정금액을 대여금 형태로 선지급해주는 것은 물론 채무액(39억원)의 2년간 유예 및 유예기간 종료 후 10년간 원리금 균등 상환, 위ㆍ수탁운영경비로 우사회 직원 15명의 인건비(6억9,500만원) 충당 등을 추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이영구 팀장은 "지난해 소싸움장의 매출액이 195억원이고 올해는 목표액을 270억원으로 잡고 있는 등 앞으로 매출액 증가세가 가파를 것"이라며 "이러한 미래를 믿고 우사회도 무리한 요구는 접고 함께 소싸움장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사회 박 대표는 "우리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갔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회수가 돼야 경영정상화가 되는데 공영공사에서 이에 대한 감정평가를 너무 낮게 책정해 경영상 애로가 많다"며 "청도군이 감면받은 레저세의 절반이라도 우사회에 배려해준다면 초기 운영난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소싸움경기를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협상을 타결해 7월에 개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와는 별도로 4월 예정인 청도소싸움축제의 경기장 사용은 가능하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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