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대학 신입생 환영회가 진행 중이던 경주의 한 리조트 강당이 붕괴돼 최소 9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 사고 당시 무너진 건물 잔해에 수십 명이 깔린 데다 폭설 등으로 구조 작업이 늦어지면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15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에 위치한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2층 규모 조립식 건물 강당 지붕이 붕괴됐다. 당시 강당에는 부산외국어대 아시아어대 신입생 등 300여명이 신입생 환영회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18일 오전 1시 50분 현재 사망자는 여학생 고해륜(19), 강혜승(19), 박주현(19)씨 등 9명이며, 중상자는 17명, 경상자는 58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경주와 울산시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연락이 두절된 학생 20여명은 잔해 속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현장에 있던 학생들에 따르면 신입생 환영회 행사 중 하나인 콘서트가 시작되자마자 무대 쪽 지붕부터 무너져 내렸고, 학생들이 대피하기 위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면서 강당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가 난 강당은 붕괴에 취약한 패널 구조 건물로 최근 경주 지역에 내린 폭설로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리조트가 경주시내에서 30여km 떨어진 동대산 기슭에 위치한데다 사고 당시에도 계속 눈이 내려 소방대원들이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부산외대는 이날 밤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학교측에 따르면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의 신입생 환영회에는 총학생회가 주관한 것으로 신입생 1,000여명이 참여했고 교직원은 교학처장 등 일부만 참석했다. 강당에서 열린 레크리에이션은 단과대별로 진행돼 사고 당시에는 아시아어대 학생 300여명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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