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인 새정치연합이 17일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창당발기인 가운데는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인사'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발기취지문도 평이했다. 이에 따라 기성정당과 차별화된 정책 발굴과 참신하고 무게감을 겸비한 인물 영입이 새정치연합의 과제로 떠올랐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발기인대회에서 창준위 법적 대표로 선출된 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 정치가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새 틀을 만드는 정치와 삶의 정치, 국민을 묶어내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희망을 만드는 정치 ▦정치적 담합을 타파하는 정치구조 개혁 ▦남북 평화ㆍ상생 노력 등을 약속했다. 경제적으로는 민주적 시장경제와 중(中)부담 중(中)복지를 강조했다. 이는 지난 11일 ▦정의로운 사회 ▦사회적 통합 ▦한반도 평화를 3대 가치로 제시한 '새정치 기본구상'과 동일한 내용이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이 창당 작업에 몰두한 나머지 추상적 비전만 나열하고 정책 준비엔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연합 측 관계자도 "당의 존재 목적을 보여주기 위해선 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창당 실무 작업에 매달린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의 비전과 정책을 연구하는 정책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창준위 내 정강ㆍ정책 기초위원회, 당헌ㆍ당규 기초위원회 등의 기구를 설치할 예정이다.
인물난도 여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창당 발기인 374명을 발표하면서 "각계 각층에서 참신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사를 모셨다"고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기성 정치권에선 새정치연합 측 전북지사 후보로 거론돼 온 강봉균 조배숙 전 의원과 충남지사와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류근찬 전 의원과 선병렬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창조한국당 대표를 지낸 이용경 전 의원과 김창수 전 의원 등도 합류했다.
3월 말 창당을 완료하는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6ㆍ4지방선거가 1차 정치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지방선거에 내세울 광역단체장 후보의 영입은 창당의 성패를 가름할 관건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경기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는 김상곤 경기교육감 등을 영입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안 의원이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김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도 영입작업의 일환이었다. 김 교육감은 "안 의원을 며칠 전에 만났다"며 안 의원과의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3월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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