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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세력 누구, 테러 배경

입력
2014.02.1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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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버스 폭탄 테러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지난해 7월 축출된 무하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세력인 '무슬림 형제단'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무장단체다. 외신들은 이 무장단체가 이집트 달러박스인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혀 군부 정권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테러를 저질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성지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성지인 시나이반도에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나이 반도 내 가장 큰 무장세력이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모두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 유목민인 베두인족이 조직원의 다수이며 일부는 이집트 등 아랍인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이집트 군 보안장교 암살과 만수라 지역 정부 청사 폭탄 테러에 이어, 지난달 25일에도 군 헬리콥터에 총격을 가하는 등 이집트 정부군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이 단체의 이번 폭발 테러는 최근 정부군의 강력한 토벌로 큰 타격을 입은 데 대한 보복 테러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나이 반도와 가자 지구 두 곳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알마크디스가 지난해 말 정부군의 공격으로 시나이 지부의 핵심 지도자 10명이 가자로 도망칠 정도로 지리멸렬 상태에 빠지자 이집트 산업의 근간인 관광 산업에 대한 공격으로 이집트 군부세력에 타격을 입히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마크디스는 최근 이집트 군부지도자뿐 아니라 경제 관광산업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은 경제의 11%, 외화수입의 20%를 차지하는 이집트의 성장엔진이나 다름없다. 무스타파 알 사이드 카이로대 교수는 "테러 세력이 군대와 경찰에 맞서는 대신 민간인을 '소프트 타깃'(정치적 목적의 민간인 공격)으로 삼아 자신들의 뜻을 알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한 알마크디스의 무장테러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계속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도 "수 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주요한 외화 수입원인 관광산업을 대상으로 한 직접 공격은 없었다"며 테러의 변화양상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이 단체가 급진적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아 민간인 테러를 감행하는 전술적 전환을 한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한국인에 대한 표적 테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동맹의 협력수준이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등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해당 지역 이슬람 무장세력이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대해 직접적 위해를 가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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