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7일 북한을 방문했다. 류 부부장은 올해 들어 방북한 중국 당국자로는 최고위급이다. 이번 방북은 최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때 미중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뒤여서 주목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선(북한)외무성 요청으로 류 부부장이 20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며 "류 부부장은 조선 외무성 책임자와 만나 외교협상을 하고 유관부문 책임자와 만나 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담의)주요의제는 중조(중국과 북한)관계와 지역형세 등 공통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중조 간 외교부문의 관례적 교류활동"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케리 장관은 중국 방문 중인 14일 "미중 양국이 북한 비핵화 촉진과 관련한 서로의 안을 제시했다"며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앞으로 수일간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고 현재의 합의된 기준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비핵화 정책 목표 이행을 확실히 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할 준비도 돼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케리 장관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담당 실무책임자가 방북해 북한측과 북중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어 류 부부장의 이번 방북이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의 잇따른 방북을 제3차 핵실험 이후 소원해진 양국 관계의 복원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교류를 담당하며 양국 고위층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지난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 기념연회에 참석해 '북중관계 강화'를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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