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루블(1,500원)은 사양합니다. 최소 100루블은 돼야죠.”
소치 동계올림픽을 취재중인 각국 기자들이 묵고 있는 미디어 빌리지 객실 청소원들의 속내인 듯 하다.
한 기자는 “매일 아침 숙소에서 나올 때마다 50루블을 팁으로 침대 위에 놓고 나왔는데, 일을 마치고 저녁에 객실에 들어와 보니 돈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며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그는 “팁이 너무 적었나 싶어, 다음 날 아침 100루블을 올려 놓았더니, 그제서야 팁을 챙겨가더라”며 웃었다. 소치 올림픽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 러시아의 팁 문화가 화제다. 비단 숙소에서뿐만 아니다. 메인프레스 센터에서 50m가량 떨어져 있는 식당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시안 레스토랑과 유러피안 레스토랑 2곳이 있는데, 문제의 ‘주범’은 아시안 레스토랑이다. 마감시간에 쫓겨 겨우 기사를 송고하고, 자리를 잡으면, 종업원들은 본체 만체한다. 아예 주문을 받으러 올 생각조차 않는 황당한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실제 한국선수단의 한 임원은 “종업원으로부터 ‘내가 집에 가야 하니 자리를 비워줬으면 좋겠다’라는 어이없는 소리를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찬밥 신세를 당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동안 팁을 챙겨 주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라며 “다음날 계산서와 함께 팁으로 300루블을 넣어두었더니 분위기가 확 달라지더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사정에 밝은 러시아 유학생은 “러시아에서는 외국인들에게 팁을 받는 문화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라며 “주문한 식사비의 10%를 팁으로 남겨두면 ‘무리’가 없다”고 조언했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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