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바일 종합 세계 1위'를 향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미 1위에 오른 스마트폰은 다음 주 공개할 갤럭시S5를 통해 애플과 격차를 확실히 벌리고, 아직 애플에 뒤져 있는 태블릿PC 에서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특히 연초부터 확실한 세 몰이를 위해 스마트 폰도, 태블릿 PC도 핵심 제품을 예년보다 빨리 공개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쪽은 태블릿PC다. 삼성전자는 태블릿PC 판매 확대를 위해, 올해 노트북 생산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태블릿PC와 노트북은 상당 부분 시장이 겹친다"며 "노트북 시장이 정체된 이유도 있지만 태블릿PC에 총력전을 편다는 뜻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노트북 투자 비용의 상당 부분을 태블릿PC로 돌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블릿PC 시장을 겨냥한 삼성전자의 파상 공세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박람회(CES)에선 '갤럭시 탭프로' 12.2인치, 10.1인치, 8.4인치 제품과 '갤럭시 노트 프로' 12.2인치 등 새 태블릿PC를 4개나 쏟아냈다. 해마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에서 새 태블릿PC를 공개했던 것에 비하면 시기가 상당히 빠르다.
게다가 7~8인치대 소형부터 11~12인치대 대형까지, 태블릿PC의 라인업을 확대했다. 또 편집 및 멀티태스킹 관련 솔루션을 대거 탑재, 학습용과 업무용에 모두 최적화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윤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태블릿PC는 주로 게임, 동영상 시청 등 오락용으로 여겨왔지만 삼성전자는 오피스 기능을 강화해 교실, 사무실 등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특히 첫 공개한 12.2인치 제품은 더 큰 화면에서 향상된 멀티태스킹 기능을 제공해 일반 태블릿PC와 노트북 사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태블릿 제품이 주로 기존 화면 위에 새로운 팝업 창을 띄우는 방식으로 멀티태스킹을 지원했다면, 갤럭시 노트 프로와 갤럭시 탭 프로는 한 화면에 여러 개의 멀티 윈도우를 띄우는 기능이 새롭게 추가된 것.
삼성전자가 태블릿PC 쪽에 무게 중심을 둔 건, 모바일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선진국 중심의 고가 프리미엄 폰은 포화 단계로 접어들고, 신흥국 위주의 중저가폰은 공략 여지는 있지만 이익률이 낮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는 342달러였지만, 작년 1분기에는 299달러까지 떨어졌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줄고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커질 것이지만 중저가 제품은 팔아도 영업 이익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태블릿PC는 여전히 성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태블릿PC 출시량이 2억6,325만대로 지난해 대비 47%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태블릿PC 시장은 애플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점유율 차이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은 18.8%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2%에서 33.8%로 4.4% 내려갔다. SA는 올 1분기에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23%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해 중남미, 동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등 3개 권역에서 태블릿PC 시장 1위 자리에 처음으로 올랐다.
반면 스마트폰은 1위 사수가 목표다. 삼성전자는 다음주 MWC에서 갤럭시S5를 공개할 예정인데, 이 역시 예년보다 빠르다. 2012년엔 5월에 갤럭시S3를 공개했고, 지난해에는 3월 중순에 갤럭시S4를 처음 선보였다. 특히 MWC에서 보급형 갤럭시 시리즈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텃밭인 북미(2위)를 뺀 아시아ㆍ태평양, 서유럽, 중부ㆍ동부유럽, 중남미, 아프리카ㆍ중동 등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동시 석권을 통해 지난해 보급형 아이폰(5C)을 선보이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애플을 기세를 꺾겠다는 계획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역시 전자 교과서 시장을 염두에 둔 12.9인치 아이패드와 5.5인치의 새로운 태블릿PC 등을 선보이는 등 제품 구성을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태블릿PC 만큼은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없다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거센 대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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