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지고 휘어지는 '플렉서블' 전자기기를 넘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효영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팀은 "은으로 된 단면의 지름이 나노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인 극미세선(은 나노와이어)을 이용해 투명한 반도체 전극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금속 기판으로 만든 전자기기는 구부리거나 휘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은 나노와이어와 폴리머(고분자물질) 기판이 플렉서블 전자기기 제작용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실리콘이나 금속보다 탄성이 뛰어난 폴리머 기판 위에 전도성이 뛰어나고 유연한 은 나노와이어를 결합시켜 전극을 만들려는 것이다.
그런데 폴리머 기판과 은 나노와이어는 결합력이 약해 약간의 물리적 스트레스에도 저항이 치솟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폴리머 기판 위에 질소화합물과 실란으로 이뤄진 화학물질을 얇게 코팅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코팅 덕분에 폴리머 기판과 은 나노와이어가 강하게 결합하면서 잡아당기거나 접어도 안정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 이 기판을 1,000번 접었다 펴거나 잡아당겨본 결과, 기판과 나노와이어가 분리되지 않으면서 전도성은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약 5년 뒤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새로운 플렉서블 소자 시장 개척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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