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경영으로 질타를 받던 상장 공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냈다. 박근혜 정부가 대대적인 공기업 개혁에 나서자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0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3,250억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연간 인건비와 출장비, 복리후생비 등 각종 사업성 경비를 대폭(1,173억원) 줄인 게 4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전용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복리후생비와 판촉비용 등을 줄여 작년 4분기 영업이익(별도재무제표 기준)이 전년보다 31%, 시장 전망보다 22% 올랐다. 강원랜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적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올해 경상비용을 작년보다 10.4% 줄이기로 했다.
일부 공기업은 주가도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흑자 전환(4,071억원)한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 기대까지 겹쳐 올 들어 6% 상승했다.
실적 발표 때마다 '어닝 쇼크'(실적 악화)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공기업들이 이렇게 달라진 건 정부의 강력한 공기업 정상화 드라이브가 어느 정도 먹힌 결과다. GKL과 강원랜드, 한전기술 등 상장 공기업 7곳 중 4곳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공기업에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공기업들은 비효율적 투자와 방만한 비용 처리 탓에 실적도 주가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며 "비용 절감으로 부채가 줄어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주가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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