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21개월이 젊은 날의 시간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현역 사병이 국립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합격해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 28사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는 김창혁(31ㆍ사진) 상병.
김 상병은 지난해 12월 경북대 로스쿨 에 당당히 합격했다. 서울 시내 사립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7년 간 사법시험에 응시했고 2차 시험을 4번이나 치렀으나 매번 낙방했다. 2012년 6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응시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고, 그 해 9월 306보충대로 입대했다.
김 상병은 “늦깎이 입대에다가 전역 후 불확실한 미래로 모든 게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병훈련을 마치고 28사단 본부근무대로 배치된 그는 지난해 1월 국방일보에서 3포병여단 곽정기 일병의 로스쿨 합격 소식을 접했다. 그에게 더없이 큰 자극이었던 셈이다.
김 상병은 내려놓았던 법학 도서를 다시 들었다. 외출을 신청해 토익시험에 응시하고 정기휴가 때 법학적성시험을 치렀다.
특히 김 상병의 쾌거에는 부대의 도움이 컸다. 부대는 그의 주경야독을 접한 뒤 강원도에 있는 3포병여단 곽 일병과 연락해 조언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는 매일 80~90㎞ 장거리 운행과 흙먼지 날리는 전술도로 운행 등으로 몸은 항상 지쳐있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개인정비 시간과 당직사관의 허가를 받아 점호 뒤 2시간가량 공부할 수 있는 연등시간을 적극 활용,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며 묵묵히 계획한 일정을 실천했다.
김 상병은 16일 “좌절과 절망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준 군 생활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자 삶의 원동력이 됐다”며 “그 힘으로 법조인이 되기까지 남은 길을 견디고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동두천=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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