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와 60대 현직 대학교수가 14일 대구보건대를 졸업, 인생 2막을 열었다. 이 대학 사회복지과 김복례(75ㆍ여)씨와 물리치료과 김종철(63)씨는 이날 졸업 후 각각 유학과 물리치료사의 길을 걷게 됐다.
김 할머니는 미국 시카고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딸의 도움으로 영어를 공부하다 내년 2학기에는 미국의 대학에 입학할 계획이다. 그는 “유학을 마치고 80세가 넘어 귀국하면 평생 이웃에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홀로 국수장사를 하며 딸 5명을 대학까지 보낸 그는 69세에 중학교 과정을 시작, 이날 졸업할 때까지 결석은커녕 지각조차 하지 않았다. 손주뻘 동기생에게 빵과 비타민도 챙겨주고, 시험기간에는 새벽4시까지 공부하는 투혼을 발휘, 미국 유학길도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도 이날 김 할머니에게 특별상을 수여했고, 자녀들은 훌륭한 어머니상을 전달했다.
1979년부터 37년간 부산 동명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김씨는 2006년부터 물리치료의 하나인 도수치료 과정을 배우고,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낮에는 강의하고 밤에는 수업을 들으며 부산과 대구를 오가던 김씨는 “이제 정식 물리치료사로 요양병원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은퇴는 20년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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