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심곡동에 약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국제성모병원이 개원한다. 국제성모병원은 17일 개원식을 갖고 18일 외래 진료를 시작하며 이후 단계적으로 문을 열어 3월 3일 35개 진료과와 12개 전문센터 등 병원 전체가 가동에 들어간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설립한 이 병원은 국내에서 처음 장수의학센터를 개설한다. 노인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이를 위해 장수의학센터는 대사증후군과 혈관 노화 예방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병원 관계자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혈관 상태를 젊게 유지하는 것이 노인 건강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필요에 따라 호르몬 치료, 치매 검사, 재활 치료, 낙상 예방, 영양 상담 등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에 이상이 있어 진료받는 노인은 물론 건강한 노인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재발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암 환자들을 위한 전이재발암센터도 개설한다. 말기는 아니지만 치료가 워낙 어려워 다른 병원에서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게 한방을 비롯한 대체의학 치료를 항암치료와 병행해주며 포기하지 않고 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인천성모병원이 국내 최초로 시도했던 전이재발암센터를 벤치마킹해 좀더 활성화하려 한다"며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뿐 아니라 대체의학 전문가, 한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협진으로 암 환자의 전신 회복력을 증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과 수술과 내과 치료를 모두 진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개원과 동시에 가동되며 최신형 방사선 암 치료기 '인피니티'와 환자 친화적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도 갖췄다. 환자 친화적 MRI는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하는 환자의 불편을 덜기 위해 은은한 빛과 잔잔한 음악이 나오도록 설계됐다.
감염 주의 구역을 제외한 병원의 모든 공간과 시설은 환자와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다. '메디컬 테마파크'의 개념으로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장과 미용실 등을 꾸몄고 264세대 규모의 시니어타운 '마리 스텔라'와 병원 사이의 노천광장을 연중 무료로 개방해 공연과 전시회, 벼룩시장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공장도 눈에 띈다. 이곳에서 배양액(영양분)과 햇빛으로 재배된 채소는 원내 환자들의 음식 재료로 쓰인다.
지리적 특성을 살리는 계획도 마련됐다. "백령도와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주민과 주둔 장병을 위해 정기적으로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이 가까운 만큼 해외 환자를 위한 국제 수준의 의료서비스도 준비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457개 병상으로 개원하지만 2년 뒤엔 1,000개 병상으로 규모가 확대된다. 현재 콜센터와 인터넷을 통해 외래 환자 예약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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