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14일 오후 9시30분 첫 올림픽 무대 밟아
불과 2년 전만 해도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운동 신경은 남달랐으나 스키 한번 타보지 못했다. 동계 스포츠는 남 얘기와 같았지만 신림고 3학년 시절인 2012년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처음 입문했다.
스켈레톤은 썰매에 자신의 몸을 맡긴 채 시속 130㎞가 넘는 속도로 목표 지점까지 활강하는 종목이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버텨낼 수 없다. 그러나 물 만난 고기처럼 거침이 없었다. 스켈레톤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며 재능을 인정 받았다.
한국 스켈레톤 대표팀의 ‘신성’ 윤성빈(20ㆍ한국체대) 얘기다. 윤성빈은 14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예선에 출전한다. 스켈레톤은 이틀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총 4차례의 레이스를 펼쳐 합산 기록이 낮은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다.
윤성빈은 데뷔 첫 시즌에 국제 대회 4위까지 차지했다. 한 시즌을 경험하고 나선 2013~14 시즌엔 아메리카컵 2차 대회에서 동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이후 아메리카컵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대회인 대륙간컵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8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고 썰매를 탔지만 가파른 상승세로 지금 당장 소치에서 기적을 꿈 꿀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결전의 시간을 앞둔 윤성빈은 “올림픽이라고 해서 긴장되는 느낌은 없지만 많은 관중 앞에서 실전에 나선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워낙 선수 경력이 짧은 데다 올 시즌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집중하느라 다른 대회를 치르며 돌아다니다 보니 윤성빈은 정작 소치 트랙에서는 한 번도 경기를 치러 본 적이 없다.
그는 소치에서 연습 주행을 마친 뒤 “트랙을 처음 타다 보니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대회가 열리는 산키 슬라이딩 센터의 코스는 코너 사이의 간격이 긴 편이다. 여러 코너가 구불구불 좁게 이어지지 않은 코스는 일반적으로 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트랙 초보’인 윤성빈에게는 다르다.
스켈레톤은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코스를 보지 않은 채 경기를 치러야 공기의 저항을 덜 받을 수 있다. 짧은 코너가 이어진다면 고개를 들지 않더라도 느낌에 의존해 썰매를 조종할 수 있지만, 긴 코너는 느낌에만 맡기고 썰매를 모는 데 한계가 있다. 그라나 윤성빈은 “그런 약점은 내가 감수하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성빈은 또 “아직은 코스 하나 하나가 머릿속에 들어와 있지 않지만 점점 타보니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면서 "세 번째에서는 더 좋은 레이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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