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메달 가뭄이다.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의 반환점이 멀지 않은 13일(한국시간) 현재, 한국은 금메달 1개로 종합 10위권 밖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1~2개와 여기에 은메달과 동메달도 기대했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 봐도 남은 메달 유망종목은 피겨의 김연아와 여자 쇼트트랙 정도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도 ‘희망’을 품고 있지만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당초 목표 금메달 4개 이상, 올림픽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달성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첫날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의 5,000m와 모태범의 500m에서 금메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시상대에는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남자 쇼트트랙 500m에서도 ‘자존심’ 회복을 내심 바랬다. 하지만 결과는 ‘빈 손’이었다. 특히 전날 모태범이 1,000m 경기에서 12위로 뒤처진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레이스 직전까지만 해도 모태범의‘메달 색깔만 남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망연자실한 선수단은 “이상화의 금빛 질주가 없었더라면 가슴 철렁했을 것이다”라는 분위기다. 이런 고민을 반영하듯 김재열 선수단장은 선수단에 대회 폐막 때까지 금주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메달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데 ‘술판을 벌여서는 안된다’라는 기류가 이심전심 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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