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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북 고위급 접촉] 북한, 대화 파트너로 청와대 지목…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개선 의지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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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북 고위급 접촉] 북한, 대화 파트너로 청와대 지목…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개선 의지 탐색

입력
2014.02.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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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우리측에 전격 제안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여러모로 얻을 게 많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밖으로는 박근혜정부의 관계개선 의지를 직접 확인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공조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하는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접촉을 지렛대로 권력을 공고화하려는 김정은의 정치적 필요성이 커 보인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진전의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이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대남관계 개선이라는 치적은 김정은의 리더십을 강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정권의 위기를 남북관계를 통해 돌파하곤 했다. 1971년 데탕트로 우방인 중국, 소련이 김일성 독재를 비판하고 나서자 북한은 72년 7ㆍ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민족'을 앞세우며 김일성의 영도력을 부각시켰다. 또한 90년대 들어 냉전이 해체되면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자 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며 남측과의 관계개선을 선전해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기도 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북한이 과거 경제지원 등을 노리고 대화 파트너로 삼았던 미국, 중국이 완강한 태도를 보이며 등을 돌린 것이 주효했다"며 "북한에게 이제 남은 것은 남한 밖에 없기 때문에 접촉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제의하면서 우리측 수석대표를 청와대 인사로 지목한 것은 대북정책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박 대통령 집권 2년 차를 맞아 대북정책 기조와 변화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12일 접촉에서는 남북간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수석대표가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거물급인 만큼 남북관계의 진전과 개선이라는 포괄적인 틀을 강조하면서 추가 접촉 여지를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이슈로는 당장 20일부터 시작되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상봉행사를 정례화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북측은 지난달 16일 '중대제안' 이후 남측을 향해 상호 비방 중지 등을 요구하며 대화공세를 펴왔던 점을 부각시키면서 24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만큼 남북정상회담 문제가 의제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물론 북측이 제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성과를 확신할 수 있을 때라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 의사를 표명할 지도 관심사다. 이는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누차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기존과 다른 입장을 표명한다면 대북 5ㆍ24제재조치는 완화되고 남북관계는 중요한 전기를 맞을 수 있다. 북한은 72년 남북공동성명 사전 협의과정에서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68년 1ㆍ21일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비공개로 전달한 전례가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 고위급의 첫 만남이고 탐색전인 만큼 북한이 경제지원을 요구하거나 우리측이 비핵화를 의제에 올리며 직격탄을 날리는 상황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꺼낼 지도 이번 접촉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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