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11일 발표한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인) 개선 대책으로 급증하던 비급여 진료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손실 보전을 요구하는 병원을 달래기 위해 선택진료비를 존치하고, 무분별한 수가 신설 등으로 건강보험재정에 부담을 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빅 5' 일부 2인실 2만4000원대
먼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 기준을 올해 4인실(현행 6인실)로 낮추고 내년부터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의 일반병실 비중을 70%로 늘리기로 하면서 환자들은 1만~2만원대로 4∙5인실과 일부 2∙3인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전체 병원의 일반병실 비율은 74%에 달하지만 환자들이 선호하는 상급종합병원은 64.9%, '빅 5'로 불리는 5대 대형병원의 경우 58.9%로 턱없이 낮다. 이를 70%에 맞추려면 빅 5 병원의 경우 2ㆍ3인실 병상 2,500개 중 30%인 800개 가량을 일반병실로 바꿔야 한다. 일반병실로 분류된 2∙3인실을 이용하는 환자는 일반병상(4인실) 수가 8만1,600원의 30%(본인부담분)인 2만4,480원을 내면 된다. 현재 '빅 5' 병원 2인실의 평균 이용금액 17만4,200원의 7분의 1 수준이다. 평균 11만8,200원에 달하는 '빅 5' 병원 3인실 비용도 약 5분의 1인 2만4,480원으로 떨어진다.
일반 대학병원의 4인실 비용도 현재 평균 6만1,600원이지만 올 하반기부터 2만3,040원으로 3분의 1로 줄어든다. 대학병원 5인실 환자의 부담도 4만3,600원에서 1만2,480원으로 가벼워진다. 그러나 특실과 1인실은 지금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병실료 인하로 주요 대형병원들의 쏠림현상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복지부는 장기입원시 입원료 본인부담분 인상 등 보완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선택진료비 2016년까지 현재의 36%로
선택진료비는 점진적으로 규모를 줄이고 2017년부터는 건강보험체계로 편입시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진료항목별로 20~100% 가산되는 선택진료비를 올 하반기부터 15~50%로 인하해 올해 선택진료비 총액이 2012년보다(1조3,170억원)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전문의가 된 지 10년 이상 된 의사 중 병원별로 80%까지 지정 가능한 선택진료의사 문턱을 높여 2016년에는 진료과별 30%만 지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2017년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를 도입한다. 전문진료의사에 대한 인센티브는 환자가 절반 부담한다. 가령 올해 1월 421만원의 선택진료비를 지불한 환자는 올 하반기에는 선택진료비 274만원만 내면 되고(35% 인하) 2017년에는 137만원(건강보험 자기부담금 50%)만 내면 된다. 산술적으로 421만원의 32% 수준이다. 복지부는 2017년에는 현재 선택진료비의 평균 36%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단체들은 선택진료비가 폐지되지 않은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3대 비급여 대책을 논의한 전문가기구인 행복의료기획단에 참가했던 신현호 변호사는 "병원 내부적으로 이미 순수익을 많이 내는 의사 등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보상기전이 충분히 마련돼있는데 선택진료비를 남겨두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앞으로도 병원들이 영리추구를 위해 악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선택진료가 일상화된 대학병원들은 종별 가산수가(30%)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환자들에게 이중 부담을 지운 셈"이라며 "폐지하자는 전문가들이 대다수였지만 복지부가 병원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간호사 간병 내년부터 도입
간호사ㆍ간호조무사들이 간병인 대신 환자를 돌보는 포괄간호서비스는 내년부터 도입해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간호수가는 1일 약 3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며 그 절반인 1만5,000원을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현재 간병인을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인 1일 8만원의 5분의 1남짓이다. 복지부는 2017년까지 전체의료기관의 70%에 1개 병동이라도 포괄간호서비스를 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 경우 전체환자의 25%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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