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에 다량의 중금속이 들어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07, 2008년 대전 지역에서 채취한 지름 2.5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카드뮴 함유량이 평균 44ppm, 비소 290ppm, 납 2,520ppm, 아연 5,490ppm 등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발표했다. 토양에 자연적으로 들어가는 세계 평균 중금속 함유량에 비해 카드뮴은 126배, 비소는 40배, 납은 133배, 아연은 92배 많은 것이다.
월별로는 여름철인 6, 7월에 대기먼지 속 중금속 함유량이 가장 적고 편서풍의 영향이 강한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가 가장 많았다. 겨울철 중금속 함량 최고치는 여름철 최저치에 비해 카드뮴 6배, 비소 13배, 납 6배, 아연 2배에 달했다.
초미세먼지의 일부 중금속은 산성(pH 5.0) 환경에서도 쉽게 녹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호흡기에 침투, 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인체에서 용해, 흡수돼 화학적 독성을 생성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초미세먼지 속 카드뮴 함유량의 약 74%, 납의 42%, 아연의 54%가 체내에서 용해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비소, 납, 카드뮴 등은 국제학계에서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속 철에서 다량의 희토류 원소도 찾아냈다. 한국에는 희토류 제련소가 없지만 중국에서는 여러 곳이 가동 중이다. 초미세먼지 속 납의 동위원소 비율도 중국산 납과 일치했다. 국내에서는 중국산과 동위원소 비율이 다른 호주산 납을 주로 쓴다. 분석을 주도한 이평구 책임연구원은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라며 "초미세먼지의 질량뿐 아니라 먼지 입자에 오염된 중금속 함유량의 규제 방안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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