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형에게 금메달 2연패 선물한 캐나다 알렉스 빌로도
“밖에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도 형을 생각하며 계획대로 연습했다. 그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대단한 사람이다.”
11일(한국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서 금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알렉스 빌로도(27)는 메달의 영광을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그의 형 프레드릭 빌로도에게 돌렸다.
프레드릭은 알렉스가 훈련에 매진하도록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준 인물. 그는 “형이 내 몸을 빌려 올림픽에 나가는 상상을 가끔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알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포기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진다. 그렇게 꿈을 쫓아 온 결과 금메달을 따게 됐다”고 말했다.
알렉스 빌로도는 이번 대회에서 26.31점을 얻어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또 한번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모굴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를 이룬 것은 그가 처음이다.
프레드릭은 어린 시절 뇌성마비로 열 살이 넘으면 걷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알렉스는 형이 생활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늘 곁을 지켰다.
알렉스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알렉스와 프레드릭은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알렉스가 프레드릭을 들어 올리며 기쁨을 나누자 주위 관중도 형제의 우애에 박수를 쏟아냈다.
알렉스는 “형은 매일 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그는 나의 추후 계획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계획이다. 같은 대표팀 소속 미카엘 킹스버리는 이번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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