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시장을 사실상 평정하고 있는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의류)업체들의 2차 공습이 시작됐다. 국내 패션업계가 설 땅도 더욱 비좁아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캐나다 SPA 브랜드인 '조 프레쉬'와 스웨덴 H&M의 자매 브랜드인 'COS(코스)'가 국내 진출한다. 일본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와 미국 갭의 자매 브랜드 '올드 네이비'도 국내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SPA브랜드들의 상륙이 이어지는 건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그만큼 크게 본다는 뜻. SPA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유니클로, 자라, H&M 등 3대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고, 성장률도 두 자릿수에 달할 만큼 국내 SPA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 그러다 보니 유니클로와 H&M 등은 아예 가격대와 스타일이 다른 자매 브랜드까지 들여오고 있다.
우선 조 프레쉬는 일진그룹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조 프레쉬는 캐주얼 의류브랜드 '클럽모나코'를 만든 디자이너 조셉 밈란이 2006년 만든 브랜드로, 남녀, 아동의류와 가방, 신발 등을 판매한다. 조 프레쉬의 강점은 다른 SPA브랜드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현지 가격이 셔츠 2만~3만원대, 니트 4만~5만원대 수준이다. 일진그룹은 현재 계열사 삼영토건에 패션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는데 조만간 패션전문 계열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 1호점은 5월 서울 잠실에 개점하는 롯데월드몰에 여는 것을 추진 중이다.
H&M의 자매브랜드 코스도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1호점을 여는 것을 확정했다. 코스는 2007년 영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유럽, 중동, 아시아로 확대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 중에선 중국,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다. H&M의 기존 제품들보다 2배 가량 비싸지만 그 만큼 품질을 높였다. H&M은 또 침구, 쿠션 등을 판매하는 H&M홈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온다.
스페인 자라를 판매하는 인디텍스코리아는 현재 자매 브랜드인 비즈니스 캐주얼 마시모두띠, 캐주얼 브랜드 풀앤베어, 버쉬카, 여성복 스트라디바리우스 4개 브랜드 매장을 20여개로 확대했다. 중고가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저가 캐주얼 브랜드까지 갖춤으로써 기존 20대 여성에 국한된 고객의 타깃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외에 유니클로는 가격을 더 낮춘 초저가 브랜드 '지유'를, 미국 갭은 캐주얼 브랜드 '올드 네이비'를 추가로 국내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SPA업체들이 가격대와 스타일이 다른 브랜드를 다양하게 들여옴으로써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선택폭은 넓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패션업계의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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