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혼자 결정한 자녀의 고액 교육비 때문에 빚을 지게 됐다면 남편이 같이 부담할 책임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 이광만)는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함께 제기한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A씨는 B씨에게 국제학교 교육비 2,000여만원을 빼고 다시 산정한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고 이혼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2012년 4월 B씨의 외도 및 고부간 갈등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1심은 "A씨가 B씨에게 1억6,600만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B씨는 분할금이 적다며 항소했다. 이후 항소심 진행 중인 지난해 8월 B씨가 서울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던 자녀를 국제학교로 전학시키면서 은행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충당한 연 2,000여만원의 학비가 새로운 쟁점이 됐다. B씨는 이 빚도 남편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많은 비용을 들여 자녀를 전학시켜야 할 교육상 필요가 있었는지 명백하지 않고 남편도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며 "전학에 따른 채무액까지 재산분할의 대상인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국제학교 학비를 제외한 교육비 등으로 늘어난 빚은 분할하는 것이 맞다며 "A씨는 B씨에게 1억8,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가 A씨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1심과 같이 2,000만원으로 결정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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