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에 닷새째 폭설이 쏟아져 철도운행이 중단되고 농가시설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누적 적설량은 진부령 122㎝를 비롯해 강릉 107㎝, 강릉 왕산면 105.5㎝, 동해 80.5㎝, 속초 73.5㎝ 등이다.
폭설로 평일 네 차례 운행하는 강릉∼삼척 간 바다열차 운행이 이날부터 전면 중단됐고, 태백선과 영동선 화물열차는 기존 27회에서 4회로 감축 운행돼 물류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교통 두절과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9일 밤 속초와 인제를 잇는 미시령 관통도로 요금소에서 터널 사이 300m 구간에서 3톤 가량의 눈이 한꺼번에 쏟아져 10일 오전 6시30분까지 13시간 동안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강릉시와 고성군의 14개 마을을 오가는 시내버스 30개 노선 운행이 나흘째 끊겨 왕산면 주민 등 1,164명이 지루한 고립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눈이 농가시설을 덮쳐 강릉 사천면 등지 비닐하우스와 축사 45개 동(1만3,360㎡)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교육현장도 멈춰 서 강릉과 속초 등 동해안 6개 시ㆍ군의 초ㆍ중ㆍ고교 207곳 가운데 80%인 166개 학교가 이날 임시 휴교했고, 이 가운데 83개 학교는 11일에도 휴교한다. 특히 닷새간 이어진 폭설로 제설예산 68억4,600만 원이 바닥을 드러내 강원도는 정부에 특별교부세 141억 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전행정부는 폭설 피해를 본 농가에 지방세 감면이나 징수 유예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영동지역의 눈은 11일 밤까지 5~20㎝가 더 내릴 전망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동풍의 영향으로 11일 밤까지 눈이 내리다 그칠 것으로 보이며 15일까지 또 한차례 폭설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릉=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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