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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김연아-리프니치카야 프로그램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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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김연아-리프니치카야 프로그램 대해부

입력
2014.02.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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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요정’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ㆍ러시아)의 돌풍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1.69점, 예술점수(PCS) 69.82점을 얻어 합계 141.51점으로 우승했다. 1998년 6월5일생의 피겨 요정은 전날 쇼트프로그램(72.90점)에 이어 이틀 연속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리프니츠카야는 이견이 없는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라이벌로 확정됐다.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24ㆍ일본)가 낄 자리는 없어 보인다. 김연아는 홈 이점까지 안고 있는 리프니츠카야를 넘어야만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1984년~1998년)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2연패를 노려볼 수 있다.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전격 비교해 봤다.

▲점프 기본점수 리프니츠카야 우위

피겨에서 메달 색깔을 좌우하는 건 역시 프리스케이팅이다. 약 2분40초 간 벌어지는 쇼트프로그램 보다 4분10초 간 진행되는 프리스케이팅의 점수가 두 배는 높다. 관건은 점프다. 모든 선수들은 4분여 동안 12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하고, 이 때 점프의 비중이 가장 높다. 스핀 3번, 스텝 1번, 코리오 시퀀스(간단한 형태의 안무) 1번, 점프는 최대 7번까지 뛰어야 한다.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를 위협하는 이유도 점프 때문이다(스핀 등 다른 점수는 엇비슷하다). 단순히 기본 점수만 놓고 보면 리프니츠카야가 오히려 우위에 있다. 둘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10.10점) 트리플 플립(5.30점) 등 4가지 점프가 겹친다. 나머지는 김연아가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6.40점) 등을 뛰고, 리프니츠카야가 조금 더 난도가 높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8.70점) 등을 시도한다. 단순히 7개 점프의 기본점을 합해보면 김연아가 40.80점, 리프니츠카야는 44.00점이다.

10%의 가산점을 더했을 땐 둘의 간격이 더 벌어진다. 피겨에서 가산점은 경기 시간 절반이 지난 이후 시도한 점프에 대해 붙는다. 통상 김연아가 마지막 점프로 시도하는 더블 악셀(3.30점) 점프가 0.33점의 가산점을 얻어 3.63점으로 인정받는 식이다. 그런데 리프니츠카야는 7개의 점프 중 무려 5개를 2분이 지난 뒤 시도한다. 김연아는 이 보다 1개 적은 4개의 점프를 경기 중반 이후 뛴다. 만약 둘 모두 7개의 점프를 실수 없이 성공한다면, 김연아는 42.79점, 리프니츠카야는 46.52점이다(표 참조).

▲관건은 수행점수…리프니츠카야 홈 이점 작용할까

하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우승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기본 점수만큼 중요한 수행점수(GOE)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GOE는 9명의 심판이 점프, 스핀, 스텝 등 12가지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점수는 -3, -2, -1, 0, 1, 2, 3까지 7단계로 나뉘고,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평균값으로 GOE를 정한다. 즉, 각 점프의 기본점수에 GOE까지 더해져 최종 점수가 되는 것이다.

김연아는 현역 선수 가운데 점프를 가장 완벽하게 뛴다. 기본점에서 뒤지더라도 GOE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리프니츠카야는 이날 마지막 점프이던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뛰다 8명의 심판에게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 판정을 받고 GOE가 1.00점 깎였다. 반면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높은 GOE로 엄청난 이득을 받고 세계기록까지 세웠다.

다만 리프니츠카야가 홈 이점으로 인해 후한 GOE를 받을 공산도 커 보여 김연아가 좀 더 섬세하고 정확한 연기를 펼쳐야 한다. 올림픽 2연패의 성공 여부는 김연아 본인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김연아는 그 간 올림픽 리허설 무대로 삼은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2013년 12월), 국내 종합선수권(1월)에서 모두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 각각 204.49점, 227.86점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했지만 성에는 차지 않았다. 결국 김연아가 이번 현역 은퇴 경기를 화려한 금메달로 장식하고자 한다면 여왕다운 ‘클린 연기’가 필수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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