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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안현수, 당초 미국으로 귀화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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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안현수, 당초 미국으로 귀화하려 했다”

입력
2014.02.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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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29)가 ‘빅토르 안’이라는 러시아 이름으로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황제의 귀환’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러시아가 아닌, 미국으로 귀화하려 했다는 뒷얘기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미국을 거부하고 러시아를 위해 스케이트를 타는 안현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장권옥 감독의 증언을 인용해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장 감독은 현재 카자흐스탄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으며, 과거 미국과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을 지휘하며 좋은 성적을 올리는 등 ‘미국 쇼트트랙의 대부’로 꼽힌다.

장 감독에 따르면 당시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사상 처음 전 종목에 걸쳐 시상대에 오르고(1,000mㆍ1,500mㆍ5,000m계주 1위, 500m 3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5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파벌싸움과 소속팀의 해체(2010년 성남시청) 등의 시련을 겪으면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운동을 계속하기로 결심,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고심했다.

안현수는 그러나 2011년 12월 국적 취득 문제와 재정지원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러시아를 최종 낙점했다. 장 감독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안현수가 미국행을 원했지만 시민권을 얻기 쉽지 않았고 재정적인 뒷받침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반면 러시아 국적 취득은 아주 쉬웠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그러나 러시아 빙상연맹이 안현수에게 어느 정도의 재정 후원을 약속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장 감독은 또 미국과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수준 차도 안현수의 러시아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덧붙였다. 이미 우수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던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쇼트트랙 주변국이었던 러시아가 안현수에게 더욱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이다.

한때 무릎 통증으로 고전하던 안현수는 러시아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4관왕(500m, 1,000m, 3,000m, 5,000m계주)에 오르는 등 부활의 서곡을 울렸다. 장 감독은 “안현수의 스타트 속도가 한층 향상된 점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단거리에서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러시아빙상연맹에 따르면 안현수는 고려인 3세로 러시아 대중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가수 ‘빅토르 최’에게 경의를 표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또 빅토르는 ‘승리’라는 뜻도 함축하고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 황제 대관식을 노리는 안현수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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