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운태 광주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내용 등의 보도자료를 인터넷 언론에 배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7일 광주시를 방문 조사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선관위 등에 따르면 광주시 대변인실은 지난 5일 '강운태 시장, 각종 여론조사서 후보 적합도 1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7개 인터넷 언론 출입기자들에게 뿌렸다. A4용지 4장짜리 보도자료엔 지역 언론사 3곳이 한달 전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1장 반에 걸쳐 정리돼 있었고, 나머지는 강 시장의 공약이행률 등 민선 5기 업적 홍보 내용으로 채워졌다. 일부 인터넷 언론은 이 자료를 그대로 옮겨 보도했고, 해당 기사는 각 포털 사이트에도 제공됐다. 특히 이 자료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광주시장 출마 기자회견 직후 배포돼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물타기용이라는 의혹을 낳았다.
대변인실은 지난달 19일에도 한 통신사가 '이용섭, 광주 지방언론ㆍ시민단체 혹평 발언 논란'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 내용을 베껴 인터넷 언론들에 보도참고자료로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당시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의원이 전남대 경영대 동창회 신년하례식에서 "시장이 권력을 남용하면 시민이 어려워진다" "시민단체가 지방권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자료 역시 5개 인터넷 언론이 보도했고 포털에도 띄웠다. 이 두 건의 자료는 대변인실에서 인터넷 언론 지원 업무를 맡은 뉴미디어팀이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선관위는 7일 오후 뉴미디어팀 사무실을 방문, 보도자료 전송에 사용된 컴퓨터를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아 선거법상 공무원의 중립의무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공직선거법(86조)은 공무원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선관위는 특히 뉴미디어팀 직원들이 강 시장에게 유리한 기사를 인터넷 신문을 통해 보도하게 한 뒤 해당 기사가 각종 포털에 뜨면 이를 집중 검색하는 방법으로 기사 노출 순위를 끌어올려 여론조작을 유도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종성 광주시 대변인은 "'강 시장 후보적합도 1위' 자료는 지난달 말쯤 모 월간지가 보도한 기사였는데, 일부 인터넷 언론 기자들이 기사를 보내 달라고 요청해 담당 직원이 그대로 써서 보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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