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 동안만 OO카드, 최대 50% 특별할인."(6일 한 대형할인점의 광고전단)
카드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보를 유출해 3개월간 영업이 정지되는 해당 카드사 등이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일부터 영업이 정지되는 KB국민 NH농협 롯데카드는 신규고객을 모집할 수 없게 되자 기존 고객의 카드사용을 늘릴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포인트 적립과 할인율 확대, 무이자 할부 등의 이벤트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고객 대상 카드 대출상품 수수료 할인, 대출한도 확대 등의 혜택도 논의 중이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기존 고객에게 불안과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프로모션이나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 내부에서는 당장 국회 현장조사(7일), 청문회(18일) 등이 예정돼 있고, 국민카드와 농협카드는 사장직이 공석이어서 이런 대책을 제대로 추진할 여력조차 없다는 볼멘 소리가 흘러나온다.
특히 이들 3개사는 3개월간 신규고객모집을 못하게 되면서 카드모집인이 주축인 영업조직이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카드모집인들은 카드사 직원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실적(발급건수, 모집인 충원, 결제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다. 영업정지기간 생계를 위협받게 된 3개사 카드모집인들이 다른 카드사로 옮길 가능성은 다분한 셈이다.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해당 카드사들은 영업정지 전후 발급된 카드에 기존 모집수당의 2배를 지급하거나 영업정지 직전 3개월 평균 수입의 70%를 보전하는 방안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영업조직이 망가지면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카드모집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영업정지 이후 추가 인센티브 등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업정지 3개사 외의 카드사들은 카드시장의 전반적 위축을 우려하면서도 영업확대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태 직후 나머지 카드사들이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을 진행하자 금융당국은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장사하지 말라"며 과도한 마케팅은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영업정지를 받게 될 카드사 소속의 실적이 좋은 카드모집인을 스카우트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당을 많이 받았던 카드모집인들이 영업을 못하는 회사에 남을 이유가 없다"며 "회사를 옮겨서 기존 관리고객에게 '새 카드로 갈아타라'고 하면 실적이 더 오르는데 그런 기회를 누가 마다하겠나"라고 귀띔했다.
이번 정보유출로 업계 전반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깊어진 점은 모든 카드사들에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영업정지 여부를 떠나 대부분의 카드사의 신규발급이 얼어붙은 상태인 것. 한 카드모집인은 "정보유출 이후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해지 요구가 늘어나 모집인들이 해지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도 신규고객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카드영업이 어려워지자 당국의 감시를 피해 지원금을 더 주는 등 카드사들의 불법 신규고객유치가 온ㆍ오프라인에서 성행하고 있다.
구경회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해당 카드사들이 영업정지로 타격을 입으면서 다른 카드사들이 조금씩 점유율을 늘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정지기간에도 3개사를 포함 한 카드사들의 마케팅이나 고객유치 활동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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