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부 2쌍 중 1쌍은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부간 폭력발생시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0.8%에 그쳤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8~10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2007년 2010년에 이어 세 번 째다.
지난 1년간 1회 이상 배우자에게 폭력을 경험했다는 대답은 45.5%로 2010년(53.8%)보다 낮았지만 2007년(40.3%)보다 높았다. 폭력 유형은 여성의 경우 남편이 때리려고 위협하는 등 정서적 폭력을 당했다는 대답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방임(17.8%), 신체적 폭력 (4.9%), 경제적 폭력(3.5%)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아내가 가족이나 친구와 접촉을 못하도록 통제를 당한 경우가 37.6%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폭력(26.7%), 방임(18.0%), 신체적 폭력(2.8%) 순이었다.
우리 집(55%)이나 이웃(55.6%)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한다면 신고할 생각이 있다는 대답이 절반을 넘었지만 실제 부부간 폭력발생시 68%는 '그냥 있었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실제 대응은 '자리를 피하거나 집밖으로 도망'(16.8%), '함께 폭력행사'(12.8%) 순이었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답은 0.8%에 불과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되어서'(37.2%) '가족이기 때문'(35.3%)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16.9%) '대응하면 폭력이 심해지므로'(12.6%) 등으로 상당부분 가정폭력 피해를 부끄러워하는 인식이 걸림돌이 됐다.
처음 부부간 폭력을 경험한 시기는 여성 62.1%, 남성 61%가 '결혼 후 5년 미만'이었고 1년 미만이라는 대답도 20.8%에 달했다.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우는 46.1%, 65세 이상 노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우는 10.3%에 달했다.
황정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정폭력을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사적인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큰데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 범죄로 인식하기 위한 홍보와 지원체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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