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국내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27ㆍLA 다저스)은 부푼 꿈을 안고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현지 언론은 류현진에게 시큰둥했다. 거구인 탓에 러닝에는 별 소질이 없는 류현진이 동료들과의 달리기 훈련에서 최하위에 머물자 미국 언론은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첫날 달리기 훈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그가 담배를 끊는 것도 고려해야 할 듯하다”며 사생활인 흡연 문제까지 딴죽을 걸었다.
기대 이상의 조건(6년간 약 390억원)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검증되지 않은 동양인 루키에 대한 시선은 싸늘했던 것이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류현진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류현진을 오랜만에 마주한 현지 취재진은 “류현진이 홀쭉해졌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도 몸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으며 체중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쓴 건 맞지만 육안으로 보기에 확연한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한화 시절에도 비 시즌인 겨울에는 2, 3kg 정도는 어렵지 않게 줄였고, 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늘곤 했다. 그럼에도 기자들은 “류현진이 오프시즌 동안 최고의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고, 특히 지난해 255파운드(약 116kg)로 처음 나타났을 때에 비하면 정말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류현진은 현재 110kg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은 변화다. 오히려 지난해 116kg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무려 9kg이나 감량했던 것이었다.
그만큼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현지 언론들 사이에서의 위상이 지난해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다저스 마운드의 주역으로 신인왕급 활약을 펼치며 다저스 마운드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류현진이 8일 시작되는 팀의 스프링캠프에 앞서 개인 훈련 중인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5일 “류현진이 스프링캠프를 2주 앞두고 캘리포니아로 왔다. 2년 차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더 좋은 몸 상태를 만들려고 한다”고 류현진의 적극적인 자세를 칭찬했다. 그래서 한국이든 미국이든 야구는 잘 하고 볼 일이다.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은 이제 더욱 ‘미화’되고 ‘포장’될 것으로 보인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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