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 강민웅(29ㆍ대한항공)은 지난달 19일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새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삼성화재에서 동갑내기 세터 유광우(29)에 밀려 만년 백업이었던 강민웅은 새로운 계기를 통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게 됐다.
주전 세터의 부재로 고민하던 대한항공은 강민웅의 가세로 비상하고 있다. 한 때 3위 우리카드와 승점 차이가 9점까지 벌어지며 플레이오프 진출 꿈이 멀어 보였지만 5일 우리카드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승점이 32로 같아졌다.
특히 강민웅의 투혼이 대한항공 선수들의 의지를 되살렸다. 그는 지난 2일 현대캐피탈과의 1세트 경기 도중 상대 문성민의 스파이크에 눈을 강타당하는 부상을 당했다. 경기 후 2~3시간 동안 시야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컸음에도 강민웅은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김종민 감독에게 강하게 경기 출전 의사를 드러냈다.
유독 우리카드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던 대한항공은 강민웅의 안정된 토스에 힘입어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그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라며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뛰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민웅은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나선 4경기에서 세트당 13.917개의 정확한 토스를 배달하면서 팀 공격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번 시즌 내내 세터로 고민이 컸던 김 감독은 “더 이상 세터 걱정이 없을 것 같다”는 말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강민웅의 가세로 주 공격수 마이클의 공격이 날개를 달았다. 그 동안 레오(삼성화재)나 아가메즈(현대캐피탈)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마이클의 화력이 강민웅의 토스에 힘입어 불을 뿜고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민웅이가 마이클한테 올려주는 백토스가 좋아 트레이드를 괜히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강민웅은 그 어느 때보다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는 “내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며 “팀이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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