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대한적십자사와 현대아산 등 실무진은 ‘선발대 파견→ 상봉자 명단 교환→ 상봉자 소집’ 등 과거 통상 50일이 걸리던 사전 준비 작업을 내일부터 상봉일(20일)까지 남은 14일간 진행해야 한다.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상봉자 선정 작업이 생략되고, 지난해 9월 북측과 합의한 명단을 토대로 준비하게 돼 일정을 그만큼 앞당길 수 있게 된 건 다행이다. 그래도 2주일 동안 준비를 마치려면 강행군이 불가피하다.
준비 작업은 상봉자 관리와 시설물 관리의 ‘투 트랙’으로 이뤄진다. 대부분 80, 90대 고령이어서 한, 두 달 뒤의 건강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우리 측 100명 상봉자를 관리하는 한편, 숙소와 상봉장소로 사용될 금강산 시설도 둘러보고 부실한 곳은 손을 봐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7일 강원 고성군 동해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통일부와 현대아산 관계자를 주축으로 하는 50명 내외의 시설점검단을 보낼 예정이다. 북한은 금강산 시설의 관리 상태에 대해, 지난해 10월 동파방지를 위해 물을 빼고 전기를 차단했기 때문에 전기만 공급되면 바로 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점검단과 별도로 상봉 5일전에는 행사장에서의 시간대별 일정과 구체적 동선을 점검하는 15명 가량의 선발대가 파견된다.
상봉자들이 직접 움직이는 건 19일부터다. 상봉 당일 육로로 금강산에 들어가기 위해 전국에 산재한 상봉자를 19일 오후 강원 속초 등에 집결시킨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공식 상봉자는 100명이지만, 고령 상봉자를 돌보기 위해 수행하는 가족까지 감안하면 실제 인원은 200~300명 가량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집결 후 방북 및 행사안내 일정 설명 등이 이뤄지며, 20일 오전 9시를 전후해 행사장인 금강산호텔로 이동해 단체 상봉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봉은 1,2 차로 나눠 각 2박3일 일정으로 이뤄진다. 1차 상봉자들이 일정을 마치고 22일 내려오면, 2차 상봉자들이 교대하는 방식이다. 단체상봉은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진행하고, 남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는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결정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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