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이 신도심 학교의 대규모 교실 증축 방침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 등은 교육청의 '막무가내식 공사' 때문에 학습권 침해 등 피해가 일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5일 세종교육청에 따르면 내년까지 도담고를 비롯해 19개 학교, 296개 교실을 증축하기로 했다. 이는 24학급(600명 정원) 규모, 16개 학교를 신축하는 것과 같은 공사 규모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신도심 학교가 온통 공사장으로 변모하면 학습권 침해는 물론 학교 주변의 아파트 값 하락도 불가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6일 한솔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학부모와 시민단체, 교육청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 토론회에서 학생 수요에 대한 재조사와 함께 공사 기간이 짧고 재활용이 가능한 철제조립식 건축(모듈러스쿨) 방안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들은 포항제철고를 비롯한 국내 수 십 개 학교에서 모듈러스쿨 방식으로 증축,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도심 조성 단계 특징인 교실부족사태가 일시적인 것을 고려하면, 모듈러스쿨 방식은 재활용이 가능해 결국 교실 증축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주민들의 학습권 침해 우려 및 대안 제시를 전혀 수용하지 않고 다음 달부터 증축을 강행하기로 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및 시민단체는 교육청이 모듈러스쿨 방식으로 증축한 학교를 방문해 효율성 등을 파악해보지도 않고, 기존 콘크리트 건축 방식만 고집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 성동글로벌경영고 관계자는 "2009년에 2~5층 규모 12개 교실을 증축했는데 층간 소음이나 단열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포항제철고 관계자도 "2012년 76실 규모의 4층 기숙사를 모듈러스쿨 방식으로 신축했다"며 "학교에서 공사한 기간이 2개월에 불과한데 일반 건축물과 다른 게 없다"고 설명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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