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안중근 의사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살해하고 사형판결을 받은 인물"이라는 답변서를 각의 결정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로 인식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지만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 식민주의에 맞선 독립운동가로 여겨지는 안중근 의사를 여전히 일본의 일방적 시각으로 낮게 평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한 스가 장관의 발언이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인지를 묻는 스즈키 타카코(鈴木貴子) 중의원 의원의 질문서에 아베 내각은 이 같은 답변서를 지난 달 20일 각의결정했다. 아베 내각은 또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협력 구상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우리나라의 우려를 지금까지 누차 한국과 중국 정부에 전달했는데도 기념관이 건립된 것은 유감"이라는 내용도 각의결정했다.
아베 내각은 반면 기념관 설치 사전 인지,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중의 비판 움직임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일본 내각에서 채택한 각의결정은 정부의 공식 견해로 인정된다.
한편 일본 우익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 NHK 경영위원회 위원은 3일 도쿄 지사에 출마한 극우 인사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 지원 유세에서 태평양전쟁 말기 미군의 도쿄 대공습과 원폭 투하를 "비참한 대학살"로 규정하며 일본인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을 "이(대학살)를 숨기기 위한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졔스가 1938년 일본이 난징대학살을 저질렀다고 선전했지만 세계 각국은 무시했다"며 "왜냐하면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햐쿠타는 평소 팬을 자처하던 아베 총리가 지난해 11월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NHK의 최고의사결정기구 일원인 경영위원에 위촉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말 휴가 중 가미카제 특공대 이야기를 다룬 햐쿠타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를 본 뒤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에 이은 이번 발언으로 공영방송 NHK의 정치중립성 훼손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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