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지 않기, 술 마시지 않기, 구토하지 않기. 2014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의 화장실에서 지켜야 할 이색적인 규칙들이다. 최근 칸막이 없는 좌변기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생뚱 맞은 화장실 규칙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캐나다 남자 스노보드 대표 세바스티안 토턴트(22)는 지난 1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재미있는 사진"이라며 "소치 화장실의 규칙이다"라는 글과 함께 화장실에서 찍은 안내판 사진을 올렸다.
토턴트가 올린 사진에는 변기 속에 낚싯대를 넣어 낚시하는 모습, 변기 앞에 주저앉아 술주정을 부리는 모습, 변기를 부여잡고 구토하는 모습 등 여섯 가지 상황이 픽토그램(그림문자)으로 묘사돼 있다. 이외에도 대변기에 소변을 보거나, 변기 위에 올라앉아 소변을 보지 말라는 경고도 담겨 있다. 이 안내판은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경기가 열리는 라우라 센터 화장실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특한 화장실 규칙에 선수들과 외신은 관심을 보였다. 4일 미국 지역 케이블방송 뉴잉글랜드스포츠네트워크는 "이상할 정도로 구체적인 규칙들"이라며 "소치는 (쌍둥이 변기 등) 흔치 않은 일부 화장실 내 시설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단지 유머"라고 해석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치 동계올림픽 예산으로 51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자했다. 종전 올림픽 최다 투자액이었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400억달러)보다 약 110억달러나 많은 액수를 쏟아부었지만, 곳곳에서 지적이 나오면서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시설 문제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소치올림픽이다.
박준하 인턴기자(이화여대 국문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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