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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세상 2월 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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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세상 2월 5일 수요일

입력
2014.0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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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에 가보세요”

대구 팔공산 정상에 ‘갓바위’라는 명물이 있다. 갓을 쓴 부처님의 특이한 형상 때문에 석조여래좌상이라는 정식 이름이 있지만 대부분 갓바위라고 부른다.

갓바위가 대구 인근 지역서 유명세를 탄 것은 외형이 특이한 불상이라는 희소성도 있지만 여기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 준다’는 믿음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입시철만 되면 기도하는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만 봐도 갓바위의 존재감을 잘 말해주고 있다.

설악산에 첫 단풍이 물 들 무렵에 한 재수생 엄마가 점을 보러 왔는데 점괘가 매우 특이했다. 보통 합격-불합격식인데 내 입에서 ‘갓바위에 가서 기도하라’는 말이 나왔다.

“갓바위가 어디에 있습니까?”

“고향이 어딥니까?”

“서울 토박이인데요.”

“이번엔 아들이 합격할 것 같습니다.”

갓바위에 가본 적은 물론 들어본 적도 없는 서울 사람에게 신이 가라는 것은 조짐이 아주 좋은 것이다. 일상적 대화에도 메시지가 분명하면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것처럼 신의 메시지가 이렇게 분명하면 확실한 뭔가가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더욱이 갓바위는 기도를 간절히 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 주는 곳 아닌가.

갓바위 내력과 신의 메시지가 조짐이 좋다고 했더니 내일이라도 가겠다며 아주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주머니는 또 며칠 후에는 아들이 합격이라도 한 것인 양 아주 고무된 목소리로 희소식을 전했다.

다음날 갓바위에 기도하러 갔더니 평일인데도 기도하는 사람이 많아 놀랐고, 머리만 믿고 공부를 게을리 해서 속을 태우는 아들이 무슨 확신이 섰는지 책상에 붙어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싱글벙글이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소원은 이뤄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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