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은퇴자 프로그램 확대…기업들도 ‘관심’
울산지역 지차제와 기업들이 베이비붐 세대 퇴직 근로자를 위한 재취업과 창업지원 등 다양한 노후설계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귀추가 주목된다.
산업수도 울산은 향후 10년간 무려 12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의 비율이 전체 시민의 20%에 육박하는 등 은퇴자의 안정화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다.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울산 북구는 ‘제3대학’이라는 이름의 퇴직(예정)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개설된 제3대학은 자산관리학과, 친환경원예학과, 친환경조경학과 등을 두고 퇴직자와 중년 여성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591명이 졸업했고 유기농업기능사, 조경기능사 등 121명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북구는 또 지난해 10월부터 퇴직자 종합지원센터인 ‘인생이모작 이음센터’를 운영, 퇴직자 및 퇴직 예정자의 은퇴 후 삶에 대한 계획 수립뿐 아니라 재취업과 창업, 건강관리와 여가생활, 재무관리 교육, 취업프로그램 개발 등 종합ㆍ체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매년 1,000명 이상의 퇴직자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이 창업 등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베이비부머의 대량 퇴직과 현대차의 주간2교대제 시행 등 급변하고 있는 노동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책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단지가 포함된 남구는 지난해까지 운영했던 일자리지원센터를 최근 ‘퇴직자 다시세움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퇴직자 재취업 알선, 제2인생 설계 교육 등 퇴직자 전문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센터 운영에 맞춰 전체 일자리 사업에 대한 학계, 상공계, 직능단체,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총 23명으로 ‘일자리정책 자문단’까지 꾸렸다.
남구는 지난해 10월 ‘행복한 후반전’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설계사 전문가, 의사소통 전문가 등을 초청, 강연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가 모여 있는 동구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퇴직자를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실, 인터넷창업 교실 등을 운영했는데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단체를 공모해 창업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업도 은퇴자 지원에 적극적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들의 효과적인 노후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아예 사내 ‘퇴직자지원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지난해 노사가 체결한 협약에 따르면 현대차는 정년퇴직 예정자와 정년퇴직자를 구분해 퇴직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인데, 정년을 2년 앞둔 직원부터 이 센터를 통해 체계적 은퇴준비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지원 내용은 정년퇴직자 진단 및 변화관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클리닉, 면접코칭, 채용정보 제공 등의 맞춤 서비스와 직업심리검사, 취업특강 등 각종 재취업 프로그램 제공 등이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창업정보와 귀농, 자산관리와 재취업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는가 하면 노조가 연구개발을 통해 표준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고,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도 퇴직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서 은퇴자 문제는 더 이상 개인문제가 아니다”면서 “산업수도에 걸맞게 울산이 퇴직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모델을 제시하는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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