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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유출 후폭풍] 줄소송 스타트… 고객 '직접 손실' 여부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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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유출 후폭풍] 줄소송 스타트… 고객 '직접 손실' 여부가 핵심

입력
2014.02.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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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전국민의 금융정보가 유출된 사태와 관련한 단체소송이 잇따를 조짐이다. 피고가 될 카드 3사는 만일에 대비해 보상금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과거 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이 엇갈려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로서는 정신적 피해보상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보상액 규모를 좌우할 핵심이 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NH농협 롯데카드 등 고객정보를 유출한 카드 3사는 피해 고객들의 단체소송 대비 등을 위해 지난달 29일까지 잇따라 회사채 일괄신고서를 수정했다. 단체소송 패소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를 투자자에게 미리 알린 것.

KB카드는 일괄신고서에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집단소송으로 회사가 최대 860억원의 손해보상액을 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상액은 2008년 주유 보너스카드 회원정보가 유출된 GS칼텍스 소송 및 2011년 회원정보 저장 서버가 해킹된 싸이월드 소송을 사례로 들어 산정했다. KB카드는 "실제 소송에 참여할 당사자를 전체 피해자 4,300만명의 1%로 산정하고 개인당 20만원의 정신적 손해를 인정한 소송 사례를 적용, 최대 860억원의 보상액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KB카드의 추산대로라면 롯데카드 352억원(1,760만명 × 1% × 20만원), NH농협카드 500억원(2,500만명 × 1% × 20만원) 등 카드 3사에서 모두 1,712억원의 보상금을 부담해야 한다.

카드 3사가 보상금 준비에 돌입한 것은 최근 우후죽순식으로 등장하는 단체소송 사이트와 무관치 않다. 현재 카드사들에 대해 보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변호사나 법무법인 사이트는 줄잡아 7, 8군데. 이 중 법무법인 조율의 신용진 변호사는 이미 지난달 130명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김성훈 변호사는 3일 소송대응 카페를 통해 2,740명의 1차 소송인단을 확정해 조만간 소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소비자연맹도 이달 말까지 개인정보유출피해를 당한 고객을 모아 공동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의 정보를 보호할 의무를 지고 있는 카드사들의 책임과 이로 인한 고객의 피해 여부를 규명하는 게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단체소송을 제기하는 변호사들은 "고객 정보 관리에 대한 보안 규정을 지키지 않고 핵심정보에 거래처 직원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카드사의 책임"을 주장한 반면, 카드사들은 "부정사용의 경우 전액 보상 등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는 등의 이유로 경영에 악영향을 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확한 판례가 있다면 소송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겠지만, 과거 정보유출 사건의 경우 판결이 엇갈린다. GS칼텍스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유출된 개인정보가 조기에 회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GS칼텍스에 배상 책임을 물지 않았다. 이 사건은 위탁 업체 직원이 고객 정보를 팔기 위해 GS칼텍스 고객 정보를 수집하다 유출 직전에 적발된 것으로, 이번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가장 유사하다. 해킹을 통한 싸이월드 정보 유출 사건은 각각의 1심 재판부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배상 책임 없다"와 "위자료 20만원 지급"으로 엇갈린 판단을 내린바 있다.

회사의 배상책임을 확정한 판결도 있다. 2006년 직원의 이메일 발송 실수로 고객 정보가 유출된 국민은행에 대해 법원은 성명ㆍ이메일만 노출된 피해자에게 10만원, 주민번호까지 공개된 피해자에게 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06~07년 50여만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하나로텔레콤에 대해서는 법원은 "회사가 고객 동의 없이 정보를 넘겼다"며 피해자에게 10만~2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직원의 실수나 회사의 고의가 인정된 경우들이다.

카드3사에 대한 단체소송에 대해 한 법조인은 "정보유출에 따른 개인의 손해가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소송이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며 위자료를 달라는 것인데, 이 경우 보상금액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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