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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들 어엿한 직장인으로 키운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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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들 어엿한 직장인으로 키운 모정

입력
2014.02.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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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1급 청년이 6년간 꾸준한 봉사활동 덕택에 취업에 성공했다. 이 같은 경사 뒤에는 25년간 아들의 그림자로 살아온 눈물겨운 모정이 있었다.

전북 익산에 사는 김은숙(55)씨는 요즘처럼 살맛 날 때가 없었다. 바라볼 때마다 걱정이 앞서던 아들이 어엿한 직장인이 됐기 때문이다. 발달장애 1급인 이승준(25)씨는 지난해 12월 익산신광요양원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이씨는 이곳에서 6년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봉사활동을 해왔다.

어릴 때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뒤 김씨 모자의 험난한 대장정이 펼쳐졌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평범한 아이처럼 키우겠다고 독하게 마음먹은 김씨의 삶은 장애와의 싸움이자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의 투쟁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같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아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에 도전했다. 이 제도는 봉사, 자기 계발, 신체단련, 탐험 4개 영역을 일정기간 수행하는 자기성장 프로그램.

주변에서 자폐증 증상이 있는 이씨가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지만, 김씨는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갖도록 모든 분야에 함께 참여했다.

이런 어머니의 정성에 보답하듯 이씨는 4개 영역을 수료했으며 특히 봉사에 더 많은 애착을 보였다. 더욱이 입시 위주의 학교생활에 주눅이 들었던 이씨는 매주 금요일마다 노인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점점 밝아졌고 사랑을 나누는 법도 터득했다.

노인들은 엉뚱한 이씨의 행동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고, 그는 발 마사지와 색소폰을 배워 그들의 다정한 벗이 됐다.

열성을 다한 봉사는 모자에게 두 번의 기적을 안겨줬다. 성적 만으론 대학 진학이 힘들었던 이씨는 4년 전 한일장신대 신학과에 봉사 특별전형으로 입학했고, 꾸준한 봉사활동 덕에 어려운 취업문도 당당히 뚫었다.

아들에 뒤질세라 익산행복나눔마켓에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김씨는 “봉사하면서 아들의 상태가 호전된 것만 해도 고마운데 이렇게 큰 선물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면서 “그동안의 봉사가 아들을 위해서였다면 앞으로는 지역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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