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의 1,2대 주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대 주주이자 다국적 승강기업체인 쉰들러 홀딩AG(이하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불참을 선언했고, 최대주주인 현대그룹측은 유상증자 강행방침으로 맞섰다.
쉰들러는 3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대엘리베이터가 계획하는 1,9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의 무리한 증자로 주주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현대그룹측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으며, 장부열람과 유상증자 중단 등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해왔다. 쉰들러는 현대그룹측의 경영실패로 투자손실을 봤다는 입장인 반면, 현대그룹측은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를 적대적 인수합병(M&A)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쉰들러는 유상증자 시 기존 주주에게 부여되는 신주인수권도 처분할 방침이다. 이 경우 쉰들러의 지분율은 현재 30.9%에서 유상증자 이후 21%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쉰들러의 불참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예정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장을 앞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의 1차 발행가액은 주당 3만2,350원으로 시장평가액이 4만6,250원인 만큼 상장 즉시 약 1만4,000원의 이익이 생긴다. 설사 쉰들러가 실권하더라도 얼마든지 일반공모를 통해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유상증자 불참사실을 공개하는 건 회사주가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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