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넥센 대표는 올해 시무식에서 “윤석민이 우리 팀 핵심 멤버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이례적으로 선수 이름을 언급했다. 지난해 말 두산에서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 윤석민에게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였다.
윤석민은 일발 장타력을 갖춘 거포형 타자다. 두산 시절인 2012년 후반기에만 10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만년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마침내 떼는 듯 했지만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수술 이후 재활에 매진한 윤석민은 팀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정상 훈련을 소화하며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넥센은 방망이의 팀이다. 지난 시즌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25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가 가세해 올해에는 더 많은 대포 생산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윤석민까지 비밀병기로 힘을 보탠다면 금상첨화다.
윤석민의 보직은 백업 3루수로 이미 정해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윤석민은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다”며 “올해는 3루수 백업으로 1군에 계속 머무르게 하면서 어떻게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센은 주전 의존도가 높다. 1루수 박병호, 유격수 강정호, 3루수 김민성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 염 감독은 이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번갈아 지명타자 자리에 넣는다. 한 명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면 해당 선수의 포지션에 다른 한 명을 넣어야 하는데 이 때 윤석민은 좋은 대안이 된다. 1루 수비도 가능하고, 장타력까지 갖춰 타선의 무게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윤석민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이 강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하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줘 팀이 트레이드를 잘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