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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산상봉 제안에 일주일째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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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산상봉 제안에 일주일째 침묵

입력
2014.02.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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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대화와 관련, 이중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는 일주일째 침묵하면서, 그들이 내놓은 '중대 제안'의 진정성은 각종 매체를 총동원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전향적 태도 역시 위장평화 공세의 일환일 뿐, 실질적 성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측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까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내놓은 우리 제의(2월17~22일 금강산 개최)에 대해 7일째 묵묵부답이다. 연휴 기간 동안 판문점 연락관 채널이 가동되지 않았다지만, 의지만 있다면 방송 등을 통한 비공식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게 우리 측 기대였다. 남측은 29일 전통문을 보내 상봉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북측에 촉구한 데 이어, 설 연휴 첫날인 30일에도 이례적인 긴급 브리핑을 통해 조속한 입장 표명을 종용하기도 했다.

반면 중대제안에 대한 북측의 선전 공세는 설 연휴 내내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달 말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키 리졸브ㆍ독수리' 연습을 겨냥, 줄기차게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해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에도 남측의 '실천 행동'을 요구했다. 남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비방ㆍ중상 및 적대행위 중지, 핵 재난을 막기 위한 현실적 조치 등 중대 제안에 호응하라는 것이다.

선전 도구는 관영 매체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달 23일 중대 제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식문건으로 회람시킨 데 이어, 남측에 보낸 '공개 서한'도 지난달 30일 유엔 안보리 공식문건으로 배포했다.

선전 열기에도 불구, 북측의 실제적 선제 조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우선 북한군의 동계 훈련이 예년과 유사한 수준에서 정상 진행되고 있다. 적대행위 중단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전방 전력의 후방 배치 조짐도 현재로서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서부전선 일대에서 대남 비방 전단 살포 작전이 일시 소강 상태에 머문 정도만 평가하고 있을 뿐이다.

남북 관계의 핵심 이슈인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측이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달 30일 긴급 브리핑에서 북한이 영변 원자로 재가동에 착수했다는 외신보도와 관련,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북한이 명분 축적을 위해 짐짓 전향적 태도를 보였을 뿐인데, 우리 기대가 지나치고 섣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상봉 성사는커녕,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등 남측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북측의 '통 큰' 제안을 걷어찼다는 식의 규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이었던 이산 상봉 카드의 유효 기한이 지난 만큼 북한의 수용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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