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경찰서는 수백억원대 가짜 명품지갑을 제작ㆍ유통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김모(48)씨를 구속하고 박모(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30년간 지갑만 만들어 온 장인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겉감이 없는 지갑 반제품을 들여와 ‘루이비통’ ‘샤넬’등 명품 로고가 새겨진 가죽을 입혀 시중가 237억원에 이르는 가품 2만7,000여점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1만 6,000여점은 전국 20여개 소매업체에 개당 1만원선에 팔렸고, 김씨 등은 개당 5,000원을 남겼다. 경찰은 이 지갑들이 서울 남대문시장 등에서 이른바 ‘A급’으로 7만~15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주로 국산 지갑을 제작하던 이들은 불황이 계속되자 최대 5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외 명품지갑 위조에 뛰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1996년부터 사업차 중국을 드나든 김씨가 광저우에서 지갑 재료 5만5,000여점과 상표를 찍는 금형을 국내로 들여왔고, 박씨는 이를 이용해 서울 영등포구 소재 공장에서 진품과 흡사하게 가공했다. 박씨는 뇌경색과 장 출혈 등으로 투병 중인 처지가 업계에 알려지며 일감이 크게 줄자 친구 김씨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완제품 짝퉁 지갑 1만1,000여점과 지갑 재료 2만8,000여점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에게 가품을 사들인 소매업체들도 같은 혐의로 추가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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