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2일 조기총선이 실시됐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투표로 민심을 수용해 정국 불안을 수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반정부시위대가 조기총선 거부, 현 정권 퇴진 등을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조기총선이 되레 정국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전국 9만3,500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태국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375명, 비례대표 125명 등 하원의원 500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반정부시위대는 전날 수도인 방콕에서 투표함 설치와 투표용지 배달을 막는 등 조기총선 저지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유권자의 절대 다수인 농민과 도시빈민 등이 집권당인 푸어 타이당을 지지하고 있어 조기총선의 결과가 현 정부의 입지 강화로만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난 20년 동안 총선에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기총선에서 푸어 타이당이 승리하더라도 태국의 정국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정부시위대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시위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여 앞으로 친-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나 폭력사태가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조기총선이 끝나더라도 새 의회가 개원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반정부시위대의 개입으로 투표가 무산된 지역에 대한 재투표도 진행해야 해서 앞으로 3~4개월 간은 권력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선거 후에도 정국 불안이 가중될 경우 쿠데타 등으로 군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태국에서는 군부가 1932년 이후 18차례나 쿠데타를 일으켜 정치에 개입해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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