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유럽에서 길을 찾고 있다. 국내파 위주로 구성된 태극 전사들은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연패를 당한 반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잇따라 골 소식을 전하며 대조를 이뤘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53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스텁 허브센터에서 열린 미국(FIFA 랭킹 14위)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분과 후반 15분 크리스 원돌로프스키에게 결승골과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3주간 이어진 브라질, 미국 전지훈련에서 치른 3차례 평가전에서 1승2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멕시코(0-4패), 미국(0-2패)에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침묵한 공격력, 무너진 수비 조직력
유럽파를 제외한 국내와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평가전에서 말 그대로 졸전을 거듭했다. 사실상 2군이 나온 코스타리카전을 제외한 멕시코와 미국에 1골도 넣지 못하고 6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수비는 불안했고 미드필드에서의 볼 점유율과 경기 리딩, 공격에서의 세밀함이 모두 떨어졌다.
기존의 ‘4-2-3-1’ 포메이션이 아닌 ‘4-4-2’ 포메이션을 실험했던 홍 감독의 구상은 김신욱(울산)에게 공중볼만 띄우는 지난해 동아시안컵 대회의 경기력을 그대로 답습하며 답답한 모습을 드러냈다. 양쪽 측면 크로스만 고집하는 단순한 플레이로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비진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기성용(선덜랜드)이 빠진 중원을 박종우(부산)와 이명주(포항), 이호(상주)등이 나란히 나섰지만 유기적인 패스가 연결되지 못했고, 강한 압박을 강조하던 홍명보호 특유의 색깔도 나오지 못했다. 멕시코와 미국전 실점 장면에서 모두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도 상대 공격진이 자유롭게 슈팅 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3월 그리스전에 최정예 멤버 소집 예정
국내파 위주로 꾸려진 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소화하는 사이 유럽파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펄펄 날았다.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박주호(27)·구자철(25·이상 마인츠) 등이 골소식을 전했다.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가 없었던 박주영(29)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의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대표팀은 내달 6일 아테네에서 열리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는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 등 베스트 라인업을 내세울 예정이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에서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 등 정예 멤버를 소집하겠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가진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가장 좋은 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홍 감독은 로스앤젤레스에 며칠 더 머문 뒤 곧바로 유럽으로 이동해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을 점검하고 박지성(에인트호벤)과 만날 시간도 조율할 계획이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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