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의 만년 꼴찌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0%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LG유플러스는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1조4,503억원, 영업이익 5,4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 5%, 영업이익은 무려 327.7% 늘어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신장률 면에서 SK텔레콤과 KT를 압도하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배수진'효과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가 역사상 가장 치열하게 맞붙었던 2012년의 이른바 '8월 대첩'이후 LG유플러스는 대대적 공격모드로 전환했고, 결국 큰 결실을 낳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한 업체가 보조금을 사용하면서 공짜폰을 뿌리는 풀 베팅을 하면 다른 업체들도 하루 이틀은 따라 하다가 멈추게 된다. 오래 지속하면 결국 제살 깎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 8월 당시엔 3사 공히 풀 베팅을 11일간 계속할 만큼 치열하게 맞붙었다"고 말했다.
가장 달랐던 건 LG유플러스였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LG유플러스는 실탄(마케팅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먼저 물러나곤 했다. 하지만 2102년 8월 대첩 때는 LG유플러스가 필사적으로 달려들었고 결국 SK텔레콤과 KT가 먼저 물러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새로 시작된 LTE서비스에서마저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영영 꼴찌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시장경쟁에 나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LTE 시장에서 타사 가입자를 많이 빼앗았다. 한때 14~15%까지 추락했던 시장점유율을 19.89%까지 끌어올려, 대망의 20%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가입자 1인당 매출(ARPU)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ARPU는 3만4,106원으로 전년 대비 13.5% 올랐다. 1등인 SK텔레콤(3만4,551원)과 격차는 500원 이내로 좁혀졌고, KT(3만1,556원)보다는 무려 2,500원 이상 많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 덕에 LG그룹 내 위상도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바뀌었다. LG그룹 전체에서 지난해 목표치를 달성한 계열사는 LG유플러스와 LG하우시스, LG스포츠 등 3개사 뿐이다. 김영섭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올해 통신망 구축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이동통신 가입자도 지난해보다 5%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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