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차기전투기 기종으로 선정된 스텔스 전투기 F-35의 내구성 시험에서 잇따라 균열이 발견되고 일부 부품은 절단됐다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또 시험 비행에서 불완전한 성능을 보였으며, 신뢰성 척도도 모두 목표치를 밑돌았다고 진단했다. F-35 40대를 우선 구매해 2018년부터 전력화하기로 한 우리로서는 커다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F-35는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 기종이다. 미국을 포함한 9개국이 공동 개발에 착수한 지 20년 가깝지만 현재 50% 정도만 진척됐다. 일부 시제기는 생산됐지만 기체 균열과 설계 결함 등으로 단 한대도 전력화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일본과 이스라엘만 도입을 결정했을 뿐 공동개발에 참여한 국가들조차 주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미국마저 도입 예정 물량을 줄였다. 미 의회도 잦은 고장과 개발일정 지연, 비용 증가 등을 들어 주문 취소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 군도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지난해 차기 전투기 선정 과정에서 미완의 전투기에 대한 여러 우려가 제기됐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 안보상황을 고려해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를 선택했다. 개발이 지연되면서 F-35 대당 도입가는 1,700억 원으로 뛰어 당초 사업계획보다 27%나 늘었다. 차기 전투기 60대를 F-35로 모두 도입한다면 총사업비는 11조원에 육박한다. 정부가 책정한 총사업비 8조3,000억 원보다 훨씬 많아 정상적사업 추진이 어렵다.
불투명한 개발 완료 시기와 천문학적 가격에 비춰 군 당국은 내부적으로 마련한 구매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방식은 미국과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돼있다. 우리가 막대한 부담을 안는 수의계약 방식과 기술 이전이 어려운 정부 간 해외군사판매(FMS) 방식 등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 최악의 경우 F-35 도입 계획이 전면 백지화하는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을 정도의 폭넓은 검토와 조정이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서라도 군 당국이 최신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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