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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가는 외화 붙잡자" 신흥국들 금리 대폭 인상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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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가는 외화 붙잡자" 신흥국들 금리 대폭 인상 초강수

입력
2014.01.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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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들의 금리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인도에 이어 이번엔 터키가 금리를 올렸다. 그것도 기존 금리보다 두 배 이상 대폭 올리는 극약처방이다. 미국의 달러 흡수(테이퍼링)로 빠져나가는 외화를 붙잡아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신흥국들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일단 급격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수 위축 등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아 얼마나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터키 중앙은행은 28일(현지시간) 긴급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인 일주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epoㆍ레포) 금리를 4.5%에서 10%로 5.5%포인트 인상했다. 하루짜리 초단기 금융 거래인 오버나이트 대출 금리도 7.75%에서 12.0%로 4.25%포인트 올렸다. 리라화 가치가 27일 장중 달러당 2.39리라로 떨어지는 등 최근 11일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외환위기 가능성이 고조된 탓이다. 터기 중앙은행은 최근 며칠 동안 환율방어를 위해 40억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에르뎀 바시츠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긴축 통화정책은 금리가 뒷받침할 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부작용이 있어 지금은 금리라는 무기를 사용할 때"라고 말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전날 시장 예상을 뒤집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인 레포 금리를 8%로 0.25%포인트 올렸고,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도 "선진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일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들 뿐이 아니다. 취약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은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 로이터 통신은 "브라질ㆍ남아공ㆍ인도네시아도 인도ㆍ터키처럼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경상 적자가 특히 심각해 선진국에서 유입되는 달러 자본에 크게 의존해 온 이른바 '취약 5개국'이다.

일각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공개(우리시간 30일 오전 4시)되면 시장의 위기감이 잦아들 공산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미 100억달러의 추가 테이퍼링이 예고된 상황에서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면 그 동안의 과잉 반응이 진정될 수 있다는 애기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요10개국(G10) 통화전략 책임자는 "지난주는 리스크 오프(안전 자산 추구)가 과다했다"며 "일부 투자자가 반사 이익을 챙기면서 위험이 더욱 고조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호세 비날스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 국장도 "지금 상황은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사하면서 올해 초 광범위하게 이뤄진 자본 유출과는 다르다"며 "최근 시장 변동성은 (해당 국가) 특유의 요소들이 조합된 것일 뿐 신흥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출렁임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투자전략 전문가는 "신흥시장 불안이 끝나지 않았다"며 "일부 취약 국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에 당분간 경계심을 놔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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