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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0.1% 대전

입력
2014.01.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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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이동통신시장은 늘 치열하게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전쟁터이다. 해묵은 보조금 싸움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싸움이 점점 더 격해지는 양상이다. 당국의 경고와 제재도 소용이 없다.

업계에선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보조금 싸움 배경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의 자존심을 건 '수치대결'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점유율 0.1%포인트의 싸움이다.

2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SK텔레콤의 가입자점유율은 50.02%, KT는 30.09%였다. LG유플러스는 19.89%이다.

전체 흐름을 보면 SK텔레콤은 완만한 하락, KT는 가파른 하락, LG유플러스는 가파른 상승세다. 최근 2년 사이 SK텔레콤은 0.55%포인트 떨어졌고, KT는 1.45%포인트나 급락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포인트나 급상승했다.

LG유플러스의 목표는 점유율 20%대 진입. 만년꼴찌를 면치 못했던 LG유플러스는 LTE 도입과 함께 마케팅 총력전을 편 결과, 고지달성을 눈 앞에 두게 됐다. 0.11%포인트만 끌어올리면 대망의 20%를 밟을 수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과 KT는 비상이 걸렸다. 가입자는 빼앗길 수도 있고 점유율은 낮아질 수도 있지만, 과거와 다른 건 현재 점유율이 '자존심의 마지노선'에 걸려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2002년 신세기이동통신(017) 합병 이후 12년째 한번도 50% 밑으로 점유율이 떨어진 적이 없지만, 지금은 0.03%포인트만 빼앗겨도 '40%대 추락'의 수모를 겪게 된다.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이 "올해에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서비스 상품 혁신을 통해 시장점유율 50%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는 더 심각하다. KT역시 0.1%포인트만 점유율이 떨어져도 30% 벽은 무너지게 된다. 이는 황창규 신임 회장으로서도 매우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점유율 앞자리가 5자냐 4자냐, 혹은 3자냐 2자냐 인 것은 자존심과 상징성 면에서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며 "특히 황 회장으로선 취임하자마자 점유율 30% 사수에 실패한 CEO라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모처럼 찾아온 '꿈의 20%대 진입'기회를 놓치지 않기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반대로 SK텔레콤은 50%대 사수를 위해, KT도 30%대 유지를 위해 역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이런 극한 대결은 결국 보조금 싸움으로 이어진다. 1월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 평균 3만8,500여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과열 기준치(2만4,000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 3년간 평균 번호이동건수(2만7,000여건)도 훌쩍 넘어서고 있다. 한 당국자는 "작년 말 이동통신 3사가 불법보조금 때문에 거액 과징금까지 받았음에도 한 달도 못돼 다시 시장이 과열되는 건 결국 이런 상징성 강한 점유율 싸움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일선 대리점엔 공짜폰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3사의 자존심이 걸린데다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단말기유통구조 개선법까지 등장할 것으로 보여 그 전에 점유율을 높이려는 보조금 경쟁 역시 한층 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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