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히 비주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새누리당 내 소장ㆍ개혁파와 비주류 중진들은 지도부 교체기를 앞두고 친박 주류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민주당에선 김한길 대표 체제의 우클릭을 견제하려는 비주류의 움직임이 조직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19대 국회 3년차이자 박근혜 정부 2년차를 맞아 여야를 막론하고 주류와 비주류간 권력투쟁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새누리당 비주류의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5월 원내대표 경선, 6월 지방선거, 7월 재보선, 8월 전당대회 등 촘촘한 정치일정에 앞서 친박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분출되면서 본격적인 권력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 주류를 향한 공격에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김무성 의원 등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선봉에 섰다. 김 지사는 28일 신년 간담회에서 "청와대만 쳐다보는 당은 소용이 없다"며 "여당이 대통령에 대해 바른 소리도 하고 비판할 때는 비판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정부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김 지사를 겨냥해 친박 중진 의원들이 "자해 행위"라고 지적한 데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각종 현안에서 사사건건 지도부와 충돌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 역시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목소리만 나오는 것은 당이 아니다. 당이 옳지 않다고 하는 목소리도 나와야 하고 그것을 조화하는 게 당인데 이를 엇박자로 얘기하는 것은 당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이라고 지도부 견제에 나섰다. 유력 차기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논란과 관련해 "야당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친이ㆍ친박 계파를 망라한 초재선 의원들도 가세하는 양상이다. 19대 총선에서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발탁돼 '박근혜키즈'로 불려온 김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현오석 경제팀 경질 요구를 묵살한 지도부를 향해 "민심의 나침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레이더가 고장 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김용태 의원 역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 당 지도부에 공약 이행을 촉구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지금으로선 비주류 의원들이 개별 현안 별로 목소리를 부각시키며 각개전투로 대응하고 있어 당장 세력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지도부 교체기가 다가올수록 '비 박근혜 연대'로 뭉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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